전복의 생김새
전복은 전복과에 속하는 연체동물로 복족류에 속한다. 조선시대에 쓰인 <자산어보>에는 '복어'라고 기록되어 있다. 전복의 껍데기는 약 10cm 이상으로 큰 편이며 타원형 모양으로 생겼다. 나선 모양으로 감겨 있는 층은 적고, 대부분 껍데기의 주둥이에서 한 바퀴 돌아 나왔을 때 가장 큰 한 층인 '체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위로 구멍들이 줄지어 있는데, 뒤쪽의 몇 개를 빼고는 막혀있다. 열려있는 구멍은 배설물을 내보내는 역할도 한다. 전복 껍데기의 표면에는 물결 모양의 낮은 주름이나 가로 주름이 나타나고, 껍데기 아랫면에는 강한 진주광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살은 껍데기에 둘러싸여 있는데 패각근에 의해서 껍데기에 붙어있다. 발은 크고 넓은 편이며 머리에는 한 쌍의 더듬이와 눈이 있다.
전복의 서식지와 제철시기
전복은 우리나라와 일본 연근해에 서식하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의 기록에 의하면, 그 시절 제주도나 강원도에서 전복을 생산하여서 왕에게 진상하였다고 적혀있다. 이렇게 귀하던 전복은 1960년대 이후에 양식을 시작하면서 90년대 말에는 점차 대중적인 식재료가 될 수 있었다.
전복은 암반지역에서 미역과 다시마와같은 해조류를 먹고살다 보니 내장과 살에서 바다의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부화한 후 3년 정도가 지나면 약 9cm 정도로 자라는데 이때부터 상품으로 인정받는다고 한다. 전복은 산란하기 전인 8월부터 10월까지가 가장 제철이다. 겨울에는 살이 말라서 맛이 없는 편이다. 전복의 암수는 내장의 색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암컷은 내장이 짙은 초록색을 띠고 있으며 죽, 찜, 조림 요리에 활용하면 고소한 맛을 더해줄 수 있다. 수컷의 경우에는 내장의 색이 흐린 편이며 회, 생채, 초무침 등으로 주로 먹는다.
자연산과 양식의 차이
보통 자연산 전복의 껍데기에는 이끼나 해초 등이 붙어있어서 이것이 양식과 자연산을 구분하는 기준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사실 양식산도 환경에 따라서 껍데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정확한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 양식의 장점은 다시마, 미역, 해조류 등만 먹고 자라서 맛이 거의 일정하다는 점이다. 반면 자연산은 먹이와 수온에 따라서 양식산보다 맛이 더 풍부할 수도 있고, 더 맛이 떨어질 수도 있다.
전복의 효능
전복은 비타민부터 글리신, 아르기닌 등과 같은 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되며, 성장기 어린이, 노약자, 산후조리가 필요한 산모에게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아르기닌이라는 아미노산은 전복에 특히 많이 들어있는 성분 중 하나인데, 피로를 회복하고 활력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비타민, 칼슘, 인 등이 많이 들어있는데 옛날에는 산모가 젖이 잘 안 나오면 전복을 고아서 먹는 것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전복은 살뿐만 아니라 내장도 요리에 활용하곤 한다. 전복 내장에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기 때문에 허약 체질, 산후조리, 피부미용 등에 좋다.
전복은 조선시대 조리서에도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그 중 하나인 '전복초'는 궁중의 주요 요리로, 고종 재위 40년을 축하하는 연회에도 올라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산림경제>에는 전복 다식이라는 것이 등장한다. 전복 다식은 전복 가루를 다식판에 박아낸 것을 말하며, 맛을 살리면서도 식감은 부드러워서 노인들이 먹기에 좋은 음식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좋은 전복의 기준
전복은 싱싱할수록 살이 통통하고 탄력이 있다. 또한 껍데기와 살에는 흠집이 없는 것이 좋고, 껍데기의 경우 비율이 3:2 정도 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만 동남지역 전복은 원래부터 모양이 길쭉하지 않고 동글동글한 편이다.
전복을 손질하는 방법
먼저 소금을 뿌린 후, 손질용 솔 또는 칫솔을 활용하여 껍데기 및 전복 밖으로 나온 족부 부분을 문지른다. 해당 부위들을 깨끗하게 손질했다면 물로 헹궈서 마무리한다. 전복의 살을 떼어낼 때는, 살과 껍데기 사이에 숟가락 뒷면을 전복의 머리 쪽부터 넣어서 내장이 터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떼어낸다. 그 후에는 살과 내장을 따로 분리하고, 살에 있는 전복 이빨 부분을 제거한 후 다시 물로 헹군다. 내장의 경우 주머니 모양 부분에 칼집을 내어서 모래주머니 배설물을 씻어낸다. 이렇게 내장과 살을 분리하여 냉동 보관하면 통으로 놔둘 때보다 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전복을 활용한 음식과 궁합
전복은 전복물회, 전복초무침, 전복냉채 등 회나 생채로 먹는 것은 물론이고, 전복죽, 전복버섯밥, 전복탕, 전복찜 등으로 다양하게 요리하여 먹을 수 있다. 전통으로 내려오는 요리로는 전복장, 전복젓갈, 전복김치, 전복 다식 등이 있다. 전복은 닭고기나 돼지고기와 같은 육류와 함께 먹을 경우 단백질은 더해지고 각자의 부족한 영양소 부분은 보충해 줄 수 있어 궁합이 좋다. 또한 소고기를 같이 먹을 경우 칼슘, 인의 섭취가 조화를 이루면서 자양강장 효과가 더 좋아진다고 한다.
전복내장
전복은 전복 내장도 요리에 사용하며, 오히려 전복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전복 내장을 따로 구입할 경우, 짙은 녹색을 띠면서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보통 구매 후 보관하지 않고 바로 먹는 편이며, 전복 내장을 회로 먹거나 전복죽을 끓일 때 넣는 방식으로 요리에 활용한다. 전복내장은 칼로리가 낮으면서 지방 함량이 낮다 보니 다이어트를 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또한 무기질이 풍부하여서 식단관리를 하는 동안 부족해진 영양을 보충하는 데에도 좋다. 특히 아르기닌이라는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수술 후 회복 중인 환자들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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