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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 탐구

따뜻한 국물 요리에 사용하기 좋은 홍합

by 꾸준히 걷는 거북이 2024.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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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의 특징

홍합의 이름의 뜻은 굉장히 단순하다. 홍색을 띠고 있어서 홍합이라고 불리게 되었으며, 또 다른 이름으로 담치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한 지역에 따라서 영남에서는 합자, 또는 열합이라고 하고, 강원도에서는 섭이라고 한다. 홍합을 먹으면 피부를 매끄럽게 해 주고 윤기 있게 만들어준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중국에서는 '동해부인'이라는 이름으로도 부른다고 한다. 

 

홍합은 홍합과의 연체동물로, 껍질이 두꺼운 편이며 껍데기의 길이는 약 140mm, 높이는 약 80mm 정도로 전체적인 모양이 타원형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껍데기의 바깥쪽은 보라색을 띠면서 검은색의 광택이 나고, 안쪽 면은 진한 진주 광택을 띠고 있다. 그리고 계절에 따라서 성장속도가 다르다 보니 성장맥인 굴곡이 거칠게 나있는 편이다.

 

서식지와 산란기

보통 암초에 붙어서 무리를 지어 서식하는데, 만조때에는 바닷물에 잠겨있다가 간조 때에는 드러나는 조간대에서 볼 수 있다. 암초에 붙어살기 위해 접착성이 강한 단백질성 섬유 다발인 족사를 가지고 있다. 홍합은 우리나라의 전 해안에 분포하고 있는데,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는 바다 양식을 통해서 연간 약 5000톤까지도 수확을 올린다고 한다. 홍합의 산란기는 늦봄부터 여름 사이인데, 이 산란기 때는 맛이 떨어지기도 하고 5~9월 사이의 홍합에는 삭시토신이라는 독소가 들어있기 때문에 제철에 먹는 것이 안전하다. 보통 늦겨울부터 초봄까지가 홍합의 제철이다. 

 

홍합 양식의 역사

홍합의 양식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13세기 부터였으며, 고대 로마시대 때부터 이미 홍합 양식장은 보유하고 있었다. 1235년 에귀용 만에 난파한 선박에서 구조되었던 아일랜드인인 패트릭 윌튼이 정착하면서 홍합 양식을 시작했다고 한다. 원래는 새를 잡기 위해서 바다에 높은 말뚝을 박은 후, 그 사이사이에 그물을 펼쳐서 매달아 놓았는데, 이 그물이 홍합들로 뒤덮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후에 그는 나뭇가지 단을 이용하여 말뚝 사이를 가깝게 하는 방법까지 고안해 내었고, 이렇게 홍합 양식장 부쇼가 탄생했다. 요즘 부쇼 양식장을 보면, 참나무 말뚝이 50~100m 정도 줄지어 박혀있다. 말뚝의 높이는 약 4~6m 정도이며 이 중에서 반 정도는 바닥에 묻혀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박혀있는 말뚝에 홍합 유충이나 어린 홍합이 붙어있는 굵은 띠를 감아서 붙인 다음 키우는 것이다.

 

채에 담아 물기를 빼고 있는 홍합

 

한방에서도 쓰이는 홍합

홍합의 살은 봄에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좋은 편이다. 그대로 먹기도 하고 말려서 먹는 경우도 있다. 홍합의 살을 삶은 후에 말린 것을 '담채'라고 부르는데 한방에서도 홍합을 날것으로, 또는 말린 후에 사용하곤 한다. 자양, 보간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어서 허약체질이거나 빈혈을 가지고 있는 경우, 또 식은땀이나 현기증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 처방된다. 

 

훌륭한 요리 재료

홍합은 국에 넣거나 젓을 담그기도 하고, 쪄서 말린 것은 조림으로 조리되곤 한다. 또한 말린 홍합을 삶아서 탕, 죽 등으로 조리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탕으로 끓여먹는 경우가 많으며 국, 찌개, 찜, 샐러드 등에 들어가는 재료로 사용된다. 유럽에서는 좀 더 이용 범위가 넓은 편이다. 그중에서도 수프나 찜, 구이 등의 재료로 사용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홍합은 100g당 80kcal 정도로열량이 낮은 편이고 지방 함량도 낮다 보니 다이어트를 할 때 단백질 공급원으로도 좋다. 홍합에는 칼슘, 철, 그리고 요오드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좋은 홍합을 고르는 방법과 손질법

홍합의 경우 살이 통통하면서 윤기가 흐르고 비린내가 심하게 나지 않는 것이 신선한 상태라고 보면 된다. 또한 껍질을 벗겨보았을 때 살이 붉은 빛을 띠고 있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살아있는 홍합을 구매한 경우에는 껍데기가 닫혀있어야 하며 말라있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 또한 생산지에서 출하한 일자로부터 3일 이내에 조리해서 먹는 것이 좋다. 홍합을 구입 후 보관할 때는 소금물에 헹궈서 냉동보관을 하거나, 살짝 데친 후 냉장고에 넣어 이틀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홍합을 생으로 먹고 싶다면 구매한 당일에 손질하여 바로 먹는 것이 좋다. 손질을 할 땐, 껍질을 깨끗하게 잘 문질러서 지저분한 부분을 떼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살을 발라내어서 소금물에 씻어낸 후 건지고, 가장자리에 있는 검은 수염을 자른다. 그 후에는 가위나 칼 등을 이용하여 내장을 제거한다. 

 

흰 그릇에 담겨있는 먹음직스러운 홍합

 

홍합을 활용한 요리 

홍합은 정말 인기가 많은 조개류 요리재료이며, 조리법은 복잡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 화이트와인을 넣어 익히거나, 튀김, 소테, 그라탕, 오믈렛 등으로 요리하기도 한다. 홍합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 요리에도 많이 등장하곤 하는데, 대표적인 예시로 해물 볶음밥 종류인 '파에야', 마늘과 셀러리, 양파를 넣은 홍합 수프인 '주파 디 코제', 리크와 파슬리와 우유 등을 넣고 끓인 후 생크림으로 농도를 맞춘 홍합수프인 '머슬 브로스' 등이 있다. 전 세계 중에서도 홍합요리를 가장 즐겨 먹는 곳이 바로 벨기에라고 할 수 있다. 주로 화이트와인과 크림, 파슬리 등을 넣어서 다양한 홍합요리들을 만들어내곤 하며, 다진 셀러리와 양파를 버터에 볶아서 만든 소스를 함께 곁들이는 방식으로도 홍합을 즐겨 먹는다고 한다. 

 

그럼 다양한 레시피 중 하나인 홍합 마리니에르를 만드는 방법을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일단 홍합을 솔로 긁어낸 후 깨끗하게 손질하고 씻어낸다. 껍데기의 분술물을 모두 제거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샬롯 2개를 껍질을 벗겨서 다진 다음 버터를 두른 냄비에 넣는다. 이곳에 다진 파슬리, 타임 잔가지, 드라이 화이트와인, 와인 식초 등도 함께 넣는다. 이제 뚜껑을 닫은 뒤 센 불에 가열하여 홍합이 입을 열 때까지 익힌다. 입을 벌리고 나면 불을 끄고 홍합은 따로 그릇에 담는다. 냄비에 있는 타임이나 월계수 잎 등은 건져내고, 작게 썬 버터를 넣은 뒤 거품기로 섞는다. 그리고 그릇 위에 놓인 홍합에 부어준다. 마지막엔 파슬리를 뿌려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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